사회적으로 모든 성별과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키워드를 꼽으라면,
첫번째는 단연 공정일 것입니다.
젊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공정'이라는 것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암적인 폐해라는 것을
사회적으로 인지하기 시작하였는데,
그 전에도 '공정'에 대한 문제 제기가 사회적으로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워킹대디의 비슷한 또래들까지만 하더라도 (대략 30대후반 이상으로 여겨짐)
설사 '공정'에 관련된 문제가 발생했더라도
어쩔 수 없는 사회적 구조때문에 발생한 것을
다 해결할 수는 없고,
과정이 불공정해도 혹시라도 그게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넘어가는 것이 관례였던 것 같습니다.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30년 전에도
뉴스에 기업이나 관료조직,
사회 곳곳에서 지위나 계급,
나이, 성별로 받는 불평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어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해당 문제들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은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구조에 가로 막혀 개선에 실패하거나,
미완성된 개혁으로 끝나면,
'이게 어쩔 수 없는 기득권이구나.
그래도 이정도라도 개선을 했으니,
점차 더 나아질거야.'하면서
부분적인 결과에 만족하는 문화가 팽배했던 것 같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많은 분들이 조직이나 속한 곳에서
부조리한 것을 직접 당하거나 목격을 하고,
직접 그 문제를 개선해 보려다가 현실의 벽에 부딪쳐 보고,
내가 반대로 시간이 흘러 조직 안에서 기득권이 되면,
기득권의 입장을 이해하기도 했던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일반적으로 직장이나 군대에서 많이 경험을 하는 게
내가 신입이거나 계급상 가장 아래에 있을 때는
불합리한 일들을 겪으며 불만이 많지만,
조금이라도 직급이나 계급이 올라가면,
어느 새 요즘 새로 들어온 사람들은
왜 이기적이고, 열의가 없고, 인간적이지 않은지,
개념과 생각이 없는지 고민하는 경우들
대부분 겪어보셨거나 겪고 계실 것입니다.
문제는 내가 직급과 계급이 올라가면서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생각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정말 근본적으로 필요한 공정의 문제는
내 위치가 바뀌는 순간, '나만 아니면 된다' 식으로
정말 바꿔야 할 부분들을 나도 모르게 관심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올해 봄,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급 협상으로 투쟁하던 삼성전자 노조]

[올해 여름, 북중미월드컵에서 인맥축구로 망했다는 지적을 받은 홍명보 감독과 한국축구]

[6.3 지방선거 당시, 부실한 선거관리로 인한 문제를 규탄하며 1개월 넘게 지속되는 올림픽공원 집회 / 출처 : PPSS]
2020년 이후, 공정에 대한 문제제기에
20대와 30대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공정'으로 대표되는 '불평등'에 대한 문제제기와는
차원이 다른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고,
사회구조를 바꿔야 하는 시급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언제까지 보이지 않는 불평등의 구조를
수용할 수 없다는 분위기에는
사회적 문제에 비교적 관심이 낮았고,
태어날때부터 경제적인 풍요와 자유로운 문화를 접한
젊은 세대들의 대표적인 담론에 '공정'이 자라잡기 시작했고,
기존세대가 문제인식은 했지만,
어쩔 수 없는 것도 있어서 그러려니 수용하던 것들을
계속 놔두면,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없어지고,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어느때보다도 강한 것 같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시키고,
꾸준히 여러분야에서 세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더 이상 고질적인 사회문제를 뭉개기에는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많아졌고,
그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어서
그 기대치를 어떻게 충족시키느냐가 이제는
국가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공정'이라는 이슈가 적절할 때에
사회적 담론으로 잘 떠올랐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특히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협상문제와
대한민국 월드컵대표팀, 송파구 올림픽공원 투표함관리를 시작으로 드러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라의 뼛속 깊이 폐쇄된 조직문제까지
상반기 내내 '공정'이라는 키워드가 강타했고,
이는 노동조합, 스포츠계, 선거관리위원회를 포함한 공직사회의
뿌리 깊은 문제를 근본부터 바꿀 기회로 삼아야 하며,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던 대한민국 특유의 냄비근성때문에
이 분위기가 꺼지면 안된다는 절박함이
사회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여전히 이런 '공정'의 화두를 부정하고,
자신의 권리를 지키려는 사람들도 분명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사회의 대세적인 흐름은
대한민국사회의 고질적인 가장 큰 문제로
'공정'을 꼽고 있고, 어떻게든 사회 곳곳의 '공정'문제의 수술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여러 분야에서 의외로 빠르게 변화를 해왔습니다.
학교, 직장, 군대를 망라하고
조직 내 서열문화와 고질적인 성차별 문제,
공중질서에 대한 안일한 인식 등이
정말 빠르게 오히려 일부는 역효과가 벌어질 정도로
큰 변화가 있었고, 변화의 흐름을 수용하면,
빠르게 적응한 우리사회가
이번에 '공정'이 지켜질 수가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상당부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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